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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를 넘은 남편의 육아방식_네이트판 2017-09-08


육아는 정말 어려운 것 같습니다. 육아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관건은 결국 사회에 나갔을 때 타인들과 어떻게 융화되는냐가 관건인 것 같네요. 혼자사는 세상이 아니니까요.





올해 초등학교 입학한 딸은 둔 주부입니다.

남편과 육아방식이 너무 다르고 이러다 아이 버릇나빠질까봐 글 올려요

나중에 남편 보여주려고 합니다. 현실적이고 따끔한 충고 부탁드려요!

 

 

남편이 딸아이 말이라면 껌뻑 죽습니다. 해달라는거, 사달라는거 가리지 않고 다해주고

제가 남편한테 이러면 안된다고 말리거나, 아이가 갖고싶은 거 못사게 하면 아이앞에서

애가 갖고 싶다는데 왜 안사주냐고 오히려 저에게 뭐라 합니다. 화내거나 하진 않고 애 하게 냅두라고요.

 

남편이 딸아이를 이뻐라하는 거 저도 좋고, 충분히 이해합니다.

남편 친부모님은 남편이 대학 들어가기도 전에 이혼하셔서 각자 재혼하셨고, 친척집 전전하다가 자기 혼자 노력해서 성공한 케이스입니다. 연봉 높은 탄탄한 직장에, 화목한 가정에 대한 욕심도 커서 아이 생기기 전까지 정말 가정적이고 다정한 최고의 남편이었습니다. 근데 아이 낳고나서 아이에 대한 사랑이 정도를 지나친 것 같아요. 오히려 아이 버릇나빠질까봐 걱정입니다.

솔직히 아이 어릴때는 금방금방 크기때문에 사이즈 넉넉하게 옷 사도 1-2년이면 못입잖아요?

근데 한번 쇼핑가면 딸아이 옷을 무슨 갑부마냥 디자인별로 색별로 다 쓸어담습니다.

1년에 똑같은 옷을 세번이상 입기가 힘들고, 그나마도 내년되면 작거나 아이가 불편해해서 못입혀요. 남편한테 아이 옷이 너무 많다 하면 아이한테 돈 아끼지말라고, 자기가 다 충당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아이가 과자먹고 싶대서 아이랑 슈퍼를 보내놓으면 양손에 과자며 아이스크림이며 한가득... 애 간식 너무 많이 주면 입맛 없어서 밥 안들어간다, 건강에 좋지도 않은 과자를 왜이리 사냐고 해도 애가 먹고 싶어하는데 실컷 먹이랍니다. 먹고싶은거 못먹으면 그것만큼 서러운것 없다고.

 

저 역시 아이 양육에 관심이 많고 이왕 키울거면 제대로 제 손으로 키우고 싶어서 늦게까지 직장 다닐만큼 다니고 첫째 계획하면서 퇴사하고 가정주부 됐습니다. 저라고 아이가 안이쁘고 다 해주고 싶지 않겠습니까? 근데 이건 누가봐도 아이를 위한게 아닙니다. 아직 형제도 없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성을 키워야하는데, 집에서 저렇게 모든게 자기 마음대로 되다가 학교나 친구들과 놀 때 자기 마음대로 안되면 아이가 엇나가고 이기적이게될까 두렵습니다.  

 

그래도 지금까지는 다행히 아이가 크게 문제를 일으키거나 하진 않아서 참고 있었는데,

오늘 깜짝놀란게 아이가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얘기를 나누는데, 한 친구가 발레학원을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나봅니다. 누가봐도 발레복이 이쁘잖아요 드레스처럼. 그래서인지 딸아이가 발레학원을 다니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문제는 학교끝나고 저와 단둘이 있을 때는 아무말도 안하고 있다가,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니 쪼르르 달려가 귓속말로 발레학원을 다니게 해달라고 한겁니다.

남편이 저한테 애 못다니게했냐고 하는데, 아뇨 아예 저한테 말조차 꺼내지 않았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애 붙잡고 "ㅇㅇ아, 왜 엄마한테 발레 배우고 싶다고 말 안했어?" 랬더니, 엄마한테 말하면 안보내줄 것 같았답니다...... 진짜 엄마로서 억장이 무너지더라고요. 내 애한테 내가 이런 엄마로 인식되고 있구나.... 애 재우고 남편앞에서 울면서 얘기했습니다. 제발 못난 엄마 만들지 말라고. 내가 애 사주기 싫어서 안사주는 거 아니고, 다 교육적인 이유가 있고 아이한테 절제하는 법도 가르쳐야 하는데 당신이 자꾸 애 오냐오냐하고 다 사주니까 애가 엄마를 무조건 반대하는 사람으로 보지 않냐고.... 진짜 속상한 마음에 미친여자처럼 울면서 얘기하니까 놀래서 알긴 알았다고 하는데, 사랑하는 딸이 갖고 싶은거 사주는게 그렇게 잘못인지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오히려 부족하게 자라면 욕심 많고 남의 것 뺏게된다고. 부족함 없이 키우고 싶답니다. 그것도 정도가 있지.....

 

제가 너무 오버하는건가요? 아이 키우신 베테랑 어머님들 조언 좀 해주세요...

남편한테 이 글 보여주고 진지하게 다시 양육방식에 대해서 얘기해볼 참입니다.

가정 상담같은 것도 고민해보고 있는데, 좋은 프로그램 추천해주셔도 좋구요.

꼭꼭 댓글 부탁드릴게요. 오늘 밤은 쉽게 잠들기가 힘들것같네요...

 

 

 

 -------> 남편이 추가한 이야기

추가)

안녕하세요. 이 글에 나온 아이 아빠입니다.

어제밤에 아내가 너무 서럽게 울고, 오늘아침도 기운없어 하길래 오후 반차 쓰고 집에 오니

와이프가 한쪽말만 들으면 억울할 수도 있으니 읽어보라고 이 글을 보여줬습니다.

달아주신 댓글들 찬찬히 다 읽어보았습니다. 많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그저 아빠의 입장에서 변명아닌 변명을 해보자면

와이프의 육아에 대한 막연한 믿음감이 있었습니다.

와이프가 사범대를 나와 오랫동안 학원에서 강사로 일했습니다.

평소 자녀에 대한 교육관도 뚜렷하고, 성격도 똑부러져서 주변에서 아이 잘 키울거다 칭찬했죠.

딸아이가 잘못하면 따끔하게 혼내기도 하고 가끔씩 엄하게 훈육하기에

엄마가 엄하면, 아빠가 따듯하게 감싸주는게 아이에게 좋다고 들어서 주로 보듬는 역할을

제가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 앞에서 와이프의 훈육에 대해 화낸적은 결코 없습니다.

결코 아이와 와이프 사이를 이간질하려던게 아닌데, 어제일은 저에게도 충격적입니다.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일수록 주변사람들에게도 사랑을 나눠주는

그런 아이로 자랄꺼란 생각에 제 나름의 사랑표현을 한게 지금의 문제가 된것 같습니다.

와이프 집안이 좀 넉넉한 편이고, 어릴적부터 부족함없이 자라서 그런지 사람이 여유가 있습니다.

베풀기 좋아하고, 잘 웃고 너그러운 모습에 반해서 결혼한 것도 있고요.

제 딸도 와이프처럼 자라기를 바랐습니다. 나름 가정에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딸 아이의 행동도 그렇고, 그 밤에 가슴을 치며 우는 와이프를 보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한순간에 좋아질 수는 없지만, 자제하려고 노력할것이고요.

앞으로는 아이가 하고싶은거, 먹고싶은거 이야기하면 꼭 와이프와 상의하기로 했습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고, 이쁜 딸아이 올바르게 키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베플)

자식을 망치는 제일 편한 방법은 해달라는거 다 무조건 해주면 됩니다. 자기가 소황제인듯 살다 사회나가 좌절하면 부모탓하죠.


베플)

이글 남편 보여줘요. 남편이 어릴때 누리지못하고 자라서 맺힌게 있어 자식한테는 다해주고 싶은 모양인데, 자식을 가장 사랑하는 방법은 다 들어주고 오냐오냐 하고 내눈에 예쁜 자식으로 키우는게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남의 눈으로 봐도 예쁨받을만한 사람으로 키워내는거에요. 


지금대로 계속 키우면 내눈엔 예쁜 자식이겠지만 남에게는 못돼처먹은 후레자식 소리 들어요. 세상 사눈 수많은 사람들한테도 정신적피해 줄거구요. 내 아이가 어디가서 예쁨받느냐 재수없단소리 듣느냐는 부모한테 달렸어요. 그렇게 사랑하는 딸이면 다른 사람들한테도 사랑받을수 있는 아이로 키워줘요


베플)

이번에 부산여중생폭행사건 가해자가 한말 아세요? 우리 엄마 돈 많아서 합의해줄꺼야.. 이랬답니다. 

집에서 얼마나 해달라는거 다해주고 오냐오냐키웠으면 저런 말을 할까요? 절제하는 방법을 모르는 아이는 커서도 실패할 확율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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